수돗물의 역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수도는 기원전 312년 고대 로마의 아피아거리에 설치되었던 것으로, 고대 로마 수도시설 기술의 우수성과 규모의 웅장함은 지금도 감탄할 정도이다.
305년 578km에 이르는 로마시대의 수로의 일부는 오늘날까지 쓰고 있다. 로마가 공동 목욕탕 , 분수대 등 호화롭고 사치스런 생활을 누릴 수 있었던 것도 수도에 기인한다. 예로부터 도시가 형성되고 번성했던 곳은 모두 물과 관련이 있었다.
4 대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황하, 인더스 문명 모두 강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고 강을 중심으로 수로시설을 만들어냈다. 고대 도시를 번성시켰던 수돗물은 근대산업발전에까지 영향을 미쳤으며 수도관이 높은 건물을 따라 설치가 가능해지자 건물을 높게 지어도 화재 예방을 할 수 있고 개수대, 욕조, 수세식 화장실이 만들어지면서 현재의 수도 시스템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수돗물은 인류 생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던 터라 나라와 나라 사이의 분쟁의 씨앗이 되어 수로를 끊는 등 고대에 이어 현대에 이르러서도 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위생적인 수도 시설이 없던 지역에서는 해마다 수인성 전염병으로 생명을 잃고 있었다.
우물이나 개울에서 물을 길어다 마셨던 과거 영국은 콜레라가 번져 평균 수명이 26세밖에 되지 않을 정도였다. 19 세기 말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 같은 수인성 병원균이 전염병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혀지자 전 세계 도시에서 상하수도 시스템 설치를 본격화하여 1613년 영국 런던에서는 민간기업 ‘뉴리버 수도회사 (The New River) '가 전역에 수도관을 설치해 급수를 시작했고 프랑스는 1907년 오늘날 고도정수처리공정에 사용되는 오존공정을 최초로 도입했다.
이로써 평균수명이 늘게 되자 어떤 학자는 평균 수명의 연장이 의학의 발전보다는 수돗물의 보급 덕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우리 조상들은 고대 로마나 문명과 비교될 정도는 아니나 윗마을과 아랫마을의 경계목에 냇물을 가로지르는 물챙이라는 것을 쳐서 수질 오염 방지를 위한 전통적인 장치를 사용하였다.
삼국시대와 조선시대에는 물시계를 사용하였고 1441년(세종 23년)에는 우리나라에서 발명한 세계 최초의 우량계 측우기가 만들어졌다. 이 측우기는 이탈리아 Benedetto Castelli 가 만든 우량계(1639)보다 198년이나 앞선 것이다.
또한 관개 수리에 대한 최초 기록은 고려 공민왕 1년에 한발에 대비한 양수기 수차(水車)를 관개 수리 사업에 사용하였다고 나와 있다. 이외에도 물레방앗간의 수력이용,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건설되어 온 댐 등 우리 조상들의 물이용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우리나라 최초의 수돗물은 1886년 부산 보수천의 물을 대나무관을 통해 끌어와 마시기 시작한 것이 시초다.